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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인도네시아에만 있지 싶은 독특한 의식들

 

’문화 부자’ 인도네시아에 살아가는 부족은 몇이나 될까요?

공식적으로는 300개의 부족, 소수민족의 경우 1300개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각 부족들은 조상들의 지혜, 철학을 계승하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조상 대대로 전해내려오던 의식들을 지금까지도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를 방문하시게 되면 꼭 눈여겨보셔야 할, 5가지 독특한 전통과 의식을 소개합니다.

지금 소개하는 의식 외에도 눈이 휘둥그레 질만큼 독특한 전통들이 많으니 인도네시아를 특별하게 여행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테마여행입니다.

1. 북부 수마트라의 파홈보 (Fahombo, North Sumatra)

Fahombo tradition in Nias, North Sumatra

인도네시아어로 '롬팟 바투(lompat batu)’라 불리는 파홈보(Fahombo)는 니아스(Nias)의 전통 스포츠이자 현지인들의 삶이 녹아있는 '돌 뛰어넘기' 의식입니다.

니아스가 유명 여행지로 세간에 알려지기 전까지 이 전통은 니아스 청년들의 ‘통과의례’였습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 소년들은 2미터 높이의 석조 구조물을 단번에 뛰어넘어야 합니다.

아직까지 키도 몸집도 작은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한 의식같지만, 암석과 산악 지역으로 둘러싸인 남부 니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소년들은 장애물 넘기의 달인입니다. 이 ‘시험’을 통과하면 비로소 전장에 합류할 자격을 얻게되죠.

점프 좀 한다 하시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 보실까요?

평평한 언덕에 자리 잡은 남부 니아스 바워마뚤로(Bawömataluo) 마을을 방문하면 바로 가능합니다.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전통 마을 중 하나라 니아스 사람들의 삶과 전통을 생생하게 경험하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꼭 한 번 들러보세요.

 

2. 자바의 떼닥 시뗀 (Tedak Siten, Java)

떼닥 시뗀은 생후 7~8개월 된 아기들을 위한 자바 전통의식으로 우리나라의 ‘돌잡이’와 비슷하지만 몇 가지 다채로운 절차가 더해집니다.

‘내려간다’는 뜻의 자바어인 떼닥(tedak)과 ‘땅’을 의미하는 시뗀(siten)이라는 단어가 합쳐져 "땅으로 내려가는”의식이라 직역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아침에 거행되는 이 의식에는 몇가지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7가지 다른 색상으로 만든 동그랗고 두툼한 부침개 같은 모양인 ‘자다(jadah)’ 혹은 ‘떼뗄(tetel)’이라 부르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바닥에 깔아놓습니다.

찹쌀과 어린 코코넛을 갈아서 빻고 빨간색, 흰색, 검은색, 노란색, 파란색, 주황색, 보라색으로 물들여 반죽합니다.

the preparation of Tedak Siten ritual

이 다양한 색의 ‘자다' 혹은 ‘떼뗄’은 아이들이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단계와 여정을 상징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부축해 이 음식 위로 걷게 합니다.

걷는 순서는 검은 계열 부터 흰색 계열입니다.

앞으로 아기가 어떤 어려움을 겪든 항상 극복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부모님의 염원을 담은 것이죠.

다음으로 형형색색의 종이로 장식된 사탕수수로 계단을 만들고 아이가 계단을 기어오르도록 하는데요,

자바의 유명한 서사시인 마하바라타(Mahabharata)의 주인공인 아르주나(Arjuna)처럼 책임감 있고 강인하게 자라도록 기원하는 의식입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돌잡이와 비슷한 의식이 펼쳐집니다.

다채로운 종이로 장식된 닭 장처럼 생긴 망 안에 문구류, 책, 거울 등과 같은 다양한 품목을 깔아 놓고 아이가 그 안으로 기어들어가 물건 중 하나를 집게 합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이 물건들은 아이의 미래 직업이나 취미를 상징합니다. 마지막으로 아기를 꽃물로 목욕시키면 행사는 끝이 납니다. 아기가 항상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며, 번창하며 꽃향기처럼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는 의식입니다.

 

3. 발리의 므따따 의식 (Metatah, Bali)

므따따는 발리 힌두교의 전통으로 이가 아직 여문 어린 나이에 최대 2mm 정도로 치아를 자르거나 갈아내는 의식입니다. 잘린 이의 조각을 황갈색 천 위에 놓고 제물이 담긴 접시와 함께 기도합니다.

이를 깎은 직 후 참가자들은 쓴맛, 신맛, 매운맛, 떫은맛, 짠맛, 단맛을 느끼게 됩니다.

The Metatah ritual procession in Bali

모든 맛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쓴맛과 신맛은 역경에 맞서는 강인함을, 매운 맛은 분노를 이겨내는 인내를 상징합니다. 떫은 맛은 규범과 관습에 충실한 순종을, 짠맛은 지혜 마지막으로 단맛은 행복을 상징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드는 의식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 전통을 따르기를 꺼리거나 미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명이 한 번에 의식을 치루는 ‘므따따 마살(metatah masal)’로 비용을 절약해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4. 쁘레시안, 서부 누사 뜽가라 (Peresean, West Nusa Tenggara

그 옛날 용맹한 왕국으로 명성을 떨쳤던 마타람 시대, 서부 누사뜽가라에 위치한 롬복섬의 사삭 부족 출신 청년들이 군인이 되기 위해 참여해야했던 의식입니다.

쁘레시안은 등나무 막대기(penjalin)와 두껍고 단단한 버팔로 가죽(ende)으로 만든 방패로 무장한 두 남자가 벌이는 격렬한 전투입니다.

the Peresean ritual in Lombok, West Nusa Tenggara

13세기에 쁘레시안은 하늘에 비를 기원하는 의식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삭 부족 달력으로 7월에 행해집니다. 격렬하지만 진지하고 아름다운 이 대결의식은 방송이나 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롬복 정부도 이 전통의 가치를 보존하고자 매년 롬복에서 열리는 바우 냘레(Bau Nyale) 축제에서 이 의식을 성대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5. 술라웨시 남부의 ‘람부 솔로’ (Rambu Solo, South Sulawesi)

람부 솔로는 술라웨시 남부 또라자(Toraja) 지역의 전통 장례풍습입니다.

망자의 가족들은 돼지와 버팔로를 잡은 고기와 다채로운 음식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슬프고 비통한 분위기가 아닌 한바탕 축제를 열어줍니다.


죽은 이를 기리기 위해 장례에 참가한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마바동(Ma’badong)이라는 춤을 추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이 하나된 모습을 통해 서로를 보살 피자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람부 솔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의식입니다.

많은 돈을 갑자기 구할 수 없는 집안이 대부분이었던 터라 망자가 사망한지 몇 달 후에 이 의식이 치러지는 일이 보통이었습니다. 또한 고인의 재산은 자녀에게 상속할 수 없고 마을 공동체에 기부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남은 가족들에게는 이 의식은 더욱 부담이 되었죠.

우리를 비롯, 많은 나라들이 서구화, 현대화 되면서 전통 의례가 간소화 되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까지도 전통의식과 풍습을 진지하게 지켜나가는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부족들의 삶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인도네시아에 가시게 되면 그 지역만의 고유한 전통 풍습, 의례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꼭 한 번 관찰해 보시길 바랄게요!

이 이야기가 인도네시아 여행을 준비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행이 시작될 때까지 건강히, 안전히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