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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만족, 지속 가능한 발리 여행

 

2019년 한국관광신문은 ‘올해의 관광 키워드’의 첫 번째 키워드로 ‘지속 가능성’을 꼽으며 “지속 가능성이 높고, 국가의 문화와 환경을 잘 지켜내고 있는 지역”으로 발리를 가장 먼저 꼽았습니다.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휴양지라 화려하고 상업적인 인상이 강하지만, 발리는 여전히, 깐깐히, 지독히 “로컬”스럽기 때문이죠. 

광활한 자연, 평화로운 마을, 친절한 현지인들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이 ‘신들의 섬’은

올해 초 트립어드바이저의 투표 결과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가고 싶은 곳 1위”로 꼽혀 다시 한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발리 앓이’ 중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이 잠시 멈춘 지금, 다시 시작하는 여행은 무절제한 소비와 환경파괴를 부추기지 않는’지속 가능한’ 여행이 되도록 근본적으로 방법을 모색하며 준비 중에 있습니다.

물론 여행자의 태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여행이 내 삶의 변화를 주는 것처럼, 내 여행이 다른 이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여행지의 환경과 사람들을 대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여행하는 진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좋은 호텔에서 먹고 자는 것이 목적이라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되겠죠.

반드시 그곳이어야만 하는, 그곳에 가야만 느끼고 맛볼 수 있는 감각과 경험들이 있습니다.

발리에서는 어떤 오감의 날을 세워야 할까요?

지금이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5가지 발리 여행 방법을 소개합니다.

 

1 | “보다": 자전거로 만나는 참 아름다운 우붓의 속살들


‘섬=바다’를 연상하는 사람들에게 발리의 우붓은 너무나 의외의 공간입니다.

발리 문화의 심장부인 우붓에는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예술인의 마을이 있는 지역입니다. ‘우붓 예술 시장’을 방문하시면, 이곳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눈을 뗄 수 없는 색감들과 디자인의 수공예품, 그림 등 예술 작품들로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굳이 장이 서지 않아도 골목골목 구석구석에서 이런 풍경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우붓만큼은 가볍게 자전거 한 대를 끌고 다니며 원할 때 멈추고 이동하는 조금은 느린 여행법이 좋겠죠.

우붓에 가시면 꼭 들러봐야 할 사원이 있는데 지식의 여신 '사라스와띠'를 모시는 아름다운 연꽃 사원입니다.

큰 연못을 가득 메운 연꽃의 모습과 함께 더 아름다운 모습의 사원을 만날 수 있는데요, 연꽃이 피지 않더라도 이국적인 모습의 사원을 배경으로 담기에 좋아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곳이지요.

우붓의 전통마을도 꼭 들러보셔야 합니다. 울창한 숲과 논밭 사이사이 옹기종기 모인 집들을 지나며 발리인들의 삶의 모습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요. 패키지여행으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그러나 절대 비싸지 않고 잊히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 될 겁니다.

 

2 | “듣다”: ‘아! 그 음악” 린딕(Rindik)의 무척이나 따스한 선율


발리의 리조트나 길거리에서 분명 들어봤는데 곡이나 악기의 이름은 잘 모르셨다면?

바로 대나무로 만들어 맑은 울림을 내는 린딕(Rindik)이라는 발리의 전통악기가 내는 소리입니다.

너무 튀지 않게 청아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내기 때문에 귓가에 잔잔히 울려 잔잔하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소리입니다. 보통 11개의 대나무 통으로 만드는데, 연주자가 이 통을 두드려 편안한 비트의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 냅니다. 린딕과 함께 기타, 플루트, 공, 쩽쩽(ceng-ceng)을 함께 연주하기도 합니다.

다시 발리에서 이 소리를 만나신다면, 어떻게 연주가 진행되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들어 보시길 바라요.  

 

3 | “맛보다” : 우붓 농장에서 갓 딴 신선한 재료들의 향연

우붓에 위치한 목사 우붓(Moksa Ubud)은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에 비건 푸드로 유명한 레스토랑입니다.

직접 기르거나 근처 농부들에게 공수 받은 재료를 사용해 다양한 비건 요리를 낸다고 해요. 

'목사(Moksa)'는 불교에서 '해탈'이라는 의미입니다.

슈퍼푸드 중 하인 참깨 뗌뻬에 타마린드 드레싱을 곁들이고, 얇은 국수를 망고와 레몬그라스를 곁들여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샐러드로 식사를 시작해 볼게요. 

렌틸콩과 병아리콩 과에 속하는 갈색의 과일인 타마린드의 껍질 안에는 신맛의 알맹이가 있는데 익으면 약간 단 맛을 냅니다. 바삭하게 구운 짭짤한 뗌뻬와 샐러드의 톡 쏘는 맛이 식욕을 돋우어 줄 겁니다. 

메인 요리는 가지 른당입니다.

노란 강황 밥에 부드러운 코코넛 밀크에 매운 고추를 넣어 푹 끓인 비건 른당을 끼얹고, 반찬으로는 채소 조림, 생김치를 곁들여 볼게요. 부드럽고 따뜻한 강황 밥에 아삭한 김치를 얹어 한 입 앙!~ 고소하고 매콤한 맛에 이국적인 향신료가 더해져 입안에서 침샘이 폭발하는 걸 느끼실 겁니다.

매운 른당 때문에 아직 혀가 얼얼하시다면 발리식으로 만든 달콤하고 시원한 검은 쌀 푸딩으로 입안을 진정시켜 봅니다.

푸딩과 함께 잘 익은 잭 프루트에 코코넛 소스를 끼얹고 계피와 판단 잎을 얹으면 고운 색감의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팔레트가 완성됩니다. 여기에 코코넛 바닐라 향이 확 피어오르는 아이스크림 한 스푼, 무엇이 더 필요한가요?

발리의 우붓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고 싶은 곳입니다.

목사 우붓 (Moksa Ubud)

주소 : Ubud II Kutuh, Jl. Puskesmas, Sayan, Kecamatan Ubud, Kabupaten Gianyar, Bali 80571
인스타그램: @moksaubud
 

4 | “맡다” : 타만사리 부와나의 공기는 뭔가 다르다


이미지 : balivillagelife.com

발리의 무엇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물론 많은 답을 할 수 있지만, 논밭과 숲이 우거진 ‘발리의 냄새’를 첫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군요.

그러니까 그 냄새를 어디서 맡을 수 있냐고요?

물론 지명을 열거하기에는 너무 많지만, 대표적으로  따만사리 부와나(Taman Sari Buwana)라는 곳을 알려드릴게요. 인스타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바로 그곳, 잘 정돈된 거대한 논이 펼쳐진 바로 그 발리의 한적한 시골마을입니다.

이런 마을에서 하루 정도 머물면서 현지인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함께 지내봐도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자주 보게 되는 것이 ‘짜낭 사리’라는 의식일 텐데, 신성이 깃들었다고 믿는 모든 것에 예를 올리는 발리의 전통입니다. 딱 보기에도 참 아기자기하고 예쁜 짜낭사리(canang sari)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코코넛 잎이나 비틀넛, 라임 등으로 병뚜껑이나 상자처럼 모양을 만든 후, 그 안에 형형색색의 꽃잎 등 제사를 드리고 싶은 물건들을 넣으면 됩니다. 나만의 짜낭사리를 하나 소원을 빌면서 향냄새, 꽃 냄새, 내 머릿속에서 피어오른 생각의 냄새에 취해봅니다. 

따만사리 부와나(Taman Sari Buwana)

주소: Br. Beng Utara Desa Tunjuk, Tabanan - Bali
홈페이지: https://www.balivillagelife.com/

 

5 | “느끼다”: 뜽아난 마을에서 만나는 발리인들의 천재성


발리인들이 손재주 좋다는 건 익히 들었지만, 현지인들이 직물을 짜는 과정을 직접 보시면, 이들이 가진 미적감각과 예술의 범접할 수 없는 경지를 이해하시게 될 겁니다.

발리 까랑아셈(Karangsem)의 뜽아난 마을(Tenganan Village)을 방문하시면 독특한 질감과 기술로 직물을 짜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그저 놀라울 뿐, 그걸 감히 배워볼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그저 이분들에게 대한 경이로움과 존경심이 밀려듭니다. 마을에서 직접 짠 천, 직물을 인도네시아어로 ‘그린싱(gringsing)'이라 부르는데, 그중에서도 뜨눈(tenun)은 가장 난도가 높은 직물로 천 조각이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느껴집니다. 이렇게 엄청난 수공이 들어간 상품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저 거창하게 들리는 공정무역, 공정여행은 사실 별것 아닙니다. 더 수고한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도록 돕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런 멋진 작품들을 현지인들에게서 좋은 값에 직접 구매해 주는 방법도 지속 가능 여행의 일환입니다. 

지속 가능한 여행 방법:

지속 가능한 관광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행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친환경 여행 팁을 알려드릴게요. 

쓰레기 없는 여행

가능한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와 가방을 사용하고, 여건이 안 된다면, 재활용되는 제품들을 사용합니다.

짐은 최대한 가볍게

비행기가 내뿜는 탄소량은 엄청납니다. 화물의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짐을 가볍게 챙기는 것만으로도 환경을 보호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시 쓰고 아껴 쓰고

숙소에서 지낼 때, 수건을 말려서 재사용하고, 불필요한 전원은 끄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어느 곳에 있던 모든 물건과 전기를 내 집처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이런 기본적이고 간단한 방법만 실천해도 지속 가능한 여행에 참여한 것입니다. 

발리는 다양성과 환경을 보존하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책임감 넘치는 여행자, 바로 당신을 기다립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민들과 여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청결, 건강, 안전 및 환경적 지속 가능성(Cleanliness, Health, Safety and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CHSE) 지침을  엄격히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