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ion
go-explore

발리의 10가지 그림자

 

“발리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가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죠.

발리는 ‘완전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기 여행지들이 자랑하는 거의 모든 매력을 다 가진 있는 섬입니다.

야자수가 우거진 열대 해변, 광활한 산맥과 폭포, 호수,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을 아우르는 이국적인 분위기, 다양하고 진한 문화, 순박하고 친절한 현지인 등 발리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이미 발리를 좋아하고 자주 방문해보신 분들은 저마다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발리의 매력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나름 객관적으로 뽑아본 발리의 매력 10가지를 소개할게요.

 

1 | 세상의 모든 해변

pristine water and sand of Diamond Beach in Nusa Penida Bali

꾸따, 스미냑, 누사두아, 사누르 등 발리를 구분 짓는 이름들은 대부분 그 지역의 해변 이름인 경우가 많아요.

세계의 여행자들,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북적북적한 활기찬 발리를 만끽하고 싶다면 꾸따 Kuta, 사누르 Sanur 누사두아 Nusa Dua를 추천합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양 분위기를 원한다면 발랑안 Balangan, 술루반 Suluban, 아메드 Amed 같은 해변이 좋겠죠?

이중 해양스포츠, 휴양 명소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은 섬 모양이 티라노사우루스 공룡 머리처럼 생겨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누사 뻬니다입니다.

 

2 | 영성 가득한 멋진 산들

Enchanting Panoramic view of Mount Batur in Kintamani, Bali

발리 사람들에게는 세상을 2원적으로 해석하는 세계관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만물이 음과 양처럼 완전히 상반된 듯 보이지만, 하나의 짝을 이루어 온전한 하나를 이뤄내 질서를 만들어 낸다는 믿음이죠.

바다를 만나셨다면 산도 함께 만나셔야 온전한 발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방리(Bangli)의 낀타마니(Kintamani)지역에 위치한 1,717미터 높이의 바뚜르(Batur) 산은 발리의 다른 산들에 비해 비교적 오르기가 편해 산행을 자주 하지 않으시던 분들께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산입니다. 특히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유명한 곳이라 새벽시간에 오르시는 걸 추천합니다.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산을 찾으시는 분들께는 르숭(Lesung) 산을 추천합니다. 산세가 다소 험난하지만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탐블링안(Tamblingan) 호수가 절경을 이루기 때문에 산을 좀 타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난 산입니다.

 

3 | 안정을 주는 논밭

Serene lush landscape of rice fields in Tegallalang, Bali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발리의 논밭.

인스타그램에서는 자주 만나보셨겠지만, 실제로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직 직접 경험하지 못하셨다면, 기얀아르(Gianyar)의 뜨갈라랑(Tegallalang) 논을 추천합니다.

너무 유명한 곳이라 좀 색다른 곳을 원하신다면.

따바난(Tabanan)의 자틸루위(Jatiluwih) 논은 어떨까요?

무려 면적이 5만 3천 헥타르에 달하는 광활한 논과 언덕을 바라보노라면 그동안 작은 것들에 연연했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4 | 풍요로운 숲

A bridge in Sacred Monkey Forest Sanctuary Ubud Bali

‘발리의 정글’인 우붓에 가시면 우거진 숲속에 이끼 낀 힌두교 유적, 원숭이 가족들이 사는 숲을 어렵지 않게 만나실 수 있어요. 발리는 제주도의 2.5배나 되는 큰 섬이고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이 만나는 기후대에 위치한 섬이라 식생이 다양하고 풍성합니다. 발리의 숲에 가시면 푸르른 웅장함과 충만함에 할 말을 잃게 되지요.

울창한 숲과 가까운 마을에 머물면서 발리인들의 삶과 철학에 심취해보는 일정을 추천드려요.

아무래도 우붓 몽키 포레스트(Ubud Monkey Forest)가 가장 유명하지만 짓궂은 원숭이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는 좀 어려울 거예요. 웅장하고 인적이 드문 원숭이 숲이 상에(Sangeh)라는 마을과 가까이 있으니 현지 가이드나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꼭 한번 들러 보시길 바랍니다.

 

5 | ‘블랙홀’ 발리 문화

Two girls performance traditional dance in Ubud Bali

발리는 인도네시아의 유일한 힌두교 섬입니다.

그러나 발리인들이 믿는 힌두교는 인도의 힌두교와는 믿음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발리 힌두교’라는 별칭으로 부릅니다.

수 세기 동안 인도네시아는 외국과의 교류가 끊이지 않았기에 이종 교배된 문화요소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발리만은 좀 다릅니다.

블랙홀이라 할까요?

발리에 유입된 어떤 종교와 문화라도 발리식으로 해석되고 융화됩니다.

유독 발리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 양식들이 많기 때문에 발리에 푹 빠지신 분들은 이런 강한 정체성에 매료되는 것 같습니다.

그중 춤과 음악은 ‘발리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요소입니다.

께짝 Kecak, 바롱 Barong, 레공 Legong, 쟁어 Janger 등 발리의 전통 춤사위를 보실 기회가 있다면 꼭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조금 더 깊이 발리다움을 즐기길 원하신다면, 구누안 Galungan, 꾸닝안 Kuningan, 녜삐 Nyepi 등 발리에만 있는 축제나 의식에도 참여해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6 | ‘지속가능'을 실천하는 마을들

View of the stunning fresh outdoors in Bali Penglipuran

전통 마을에 머물면서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마을 중심 여행 (Community-Based Tourism, CBT)’을 들어보셨나요? 이런 방식의 여행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곳도 역시 발리입니다.

발리 자체와 유명 명소들이 가진 매력도 너무나 크지만, 발리를 조금 더 깊이 느끼고 싶은 분들께는 전통마을에 머물면서 현지인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이 여행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발리의 마을이 어떤 모습일지 감이 잘 안 오신다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마을’로 미디어에 자주 소개된 뼁리뿌란에 다녀온 여행자들의 후기를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청소상태도 물론 훌륭하지만, 이 마을 사람들이 ‘청결’에 대해 갖는 철학이 더 중요합니다.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후손들에게도 아름답고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우리 앞 마당부터 청소를 해야 한다고 믿는, ‘지속 가능’ 철학을 아주 오래전부터 실천해 온 마을입니다.

 

7 | ‘세젤맛’ 발리 요리

Delicious traditional Balinese food with Ayam Betutu

발리가 정말 좋고, 다시 가고 싶은 이유를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아무래도 맛있는 음식 때문이 아닐까요?

인도네시아는 고급 향신료가 많이 나는 나라라 열강들의 침략을 자주 받은 원인이기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다양한 조리법이 발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발리를 몇 번 가보셨더라도 발리 다운 음식은 아직 충분히 못 드셔 보셨을 거라 감히 단언해 봅니다.

양념한 다진 고기를 나무 꼬치에 끼워 굽는 사떼는 잘 아시겠죠?

발리식 사떼는 일반적인 사떼를 변형해 사떼 릴릿(sate lilit)이라 부릅니다.

다진 돼지고기나 생선, 닭고기, 쇠고기 또는 거북이 고기를 다지고, 거칠게 간 코코넛, 걸쭉한 코코넛 밀크, 레몬주스, 샬롯 마늘과 후추 등을 섞은 양념에 버무려 재운 후 레몬그라스 줄기에 감싸 굽습니다.

릴릿이란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인도네시아어로 감싼다(wrap around)는 뜻이네요.

코코넛 밀크의 향긋하고 풍부한 식감이 고기를 더욱 연하고 부드럽게 해 계속 손이 갑니다.

발리 다운 음식을 하나 더 꼽으라면 양념 닭구이 요리인 브뚜뚜(Betutu)입니다.

닭이나 오리고기를 마늘, 생강, 칠리, 샬롯, 땅콩 등 각종 건강 식재료와 향신료 양념에 재워 굽습니다.

보통 어린 닭을 튀겨 쓰기 때문에 살집은 많지 않지만, 뼈까지 씹힐 정도로 아삭아삭 고소한 맛과 단짠단짠 양념이 어우러져 지나치다 싶을 만큼 너무나 맛있습니다. 사진을 보며 이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입에 군침이 가득 고이네요.

 

8 | 인생을 바꾸는 특별한 경험들

Balinese woman hand weaving Bali Tenun

먹고 보고 사진 찍고 … 이것이 다 라면 발리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은 아마 많을지 모릅니다.

발리가 진정 매력적인 이유는 때론 여행자가 살아온 인생의 방향을 바꿀 만큼 진지하고 강렬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일 텐데요.

현지인들을 직접 만나 삶을 나누고, 전통 의식에 체험하며 그 속에 담긴 철학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깨달음이 시작됩니다. 책이나 영상으로는 온전히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인 셈이죠.

발리의 현대사를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뚱아난(Tenganan)마을을 소개합니다.

1년 중 가장 성대한 축제인 '우사바 삼바’가 열리는 기간에 이 마을을 방문하면, 가시 돋친 식물인 '판다 누스'의 잎으로 결투를 벌이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공식 명칭은 쁘랑 빤다 전투 춤 (Perang Panda war dance)입니다.

인도네시아 직물 중 가장 고난도를 자랑하는 뜨눈(tenun)직법으로 짜내는 쁘그링싱안(Pegringsingan)을 짜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할머니들이 무심한 포정으로 아무런 도안도 없이 날실과 씨실을 움직이는데, ‘이것이 문화 장인의 천재성인가’ 싶은 생각이 절로 납니다. 감탄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귀한 직물을 너무나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또 한 번 감탄하시게 될 겁니다.

 

9 | 플렉스(Flex)란 이런 것!

Balinese handicrafts and art in Markets of Bali

이곳에서 ‘절제’란 필요 없습니다. 물건을 좋은 값에 사는 것만으로도 현지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가족을 돕는 일이니까요. 물론 발리에서도 쇼핑할 때 흥정은 필수입니다. 물건값 깎는 재미로 시장에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지의 예술가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물건들을 만나시려면 발품을 좀 파셔야 해요.

에어컨 빵빵한 쇼핑센터가 아니니 환경이 열악할 수 있지만, 특템을 위한 길이 멀고 험할수록 기쁨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죠. 우선 꾸따 예술 마켓 Kuta Art Market, 꿈바사리 예술 마켓, Kumbasari Art Market, 그리고 바둥 마켓 adung Market을 추천합니다. 꼭 사야 할 물건이 무어냐 물으신다면,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하면, 바틱 전통의상은 기본으로 사줘야 하지 않을까요? 옷 말고도 바틱으로 만든 파우치, 마스크, 앞치마 등 실용적인 물건도 많으니 천천히 둘러보세요. 라탄 가방, 드림캐처 등 발리 냄새가 가득 담긴 멋진 작품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10 | 발리 스파는 진리죠

Woman laying and relaxing for Balinese spa treatment

발리 여행의 완성은 바로 쇼핑 후 즐기는 마사지. 1일 10 마사지도 할 만큼 가격이 착해 스파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짜 이곳이 천국입니다.

발리의 마사지는 마음과 몸에 깊은 휴식을 주고 활력을 불어넣는 목적으로 프로그램이 짜이기 때문에 더욱 만족감이 큰 것 같습니다. 이날을 위해 힘들게 일을 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발리에서의 마사지는 꿀입니다.

마사지가 끝나면 플라워 배스 시간. 따뜻한 물과 꽃잎이 가득 담긴 커다란 욕조에서 30분가량 앉아 피로를 풉니다. 건강차도 제공됩니다. 스파를 받을 수 있는 장소는 참으로 다양하지만, 해변가, 정글 같은 숲속, 새소리와 물소리가 들리는 고즈넉하고 촉촉한 스파룸, 그 어디라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에 비가역적인 변화를 몰고 오면서 여행사, 항공사의 주가는 야멸차게 바닥으로 내동댕이 쳤지만, 여행을 향한 그리움과 가치는 천정부지로 높였습니다.

여행을 그리워하며, 여행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깊이 깨 닿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민들과 여행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청결, 건강, 안전 및 환경적 지속 가능성(Cleanliness, Health, Safety and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CHSE) 지침을 준수합니다.